야, 너 직장 때려치우고 네 사업 시작하니까 어떠냐? 솔직히 말해봐.
매달 날짜 되면 통장에 칼같이 꽂히던 월급, 그때가 진짜 천국이었지?
내 장사 시작하는 순간부터는 매달 말일만 다가오면 잠이 안 올 걸.
머릿속에 딱 한 가지 생각밖에 안 들거든.
'아, 진짜 이번 달에는 도대체 얼마를 팔아야 본전이냐?'
근데 내가 보니까, 처음 장사 시작하는 애들 열에 아홉은 진짜 속 편한 소리들 하고 있더라고.
"형님, 이거 동대문에서 만 원에 떼어와서 이만 원에 팔거든요? 하루에 딱 다섯 개만 팔아도 한 달이면 백오십은 그냥 남아요!"
내가 그 소리 들으면 기가 차서 소주가 확 깬다, 인마. 야, 한 달 내내 코피 터지게 물건 팔아놓고 왜 맨날 네 통장은 마이너스겠냐? 장사가 그렇게 1 더하기 1은 2처럼 만만한 줄 알아?
네 눈에는 지금 물건값만 보이지?
네가 가게 문 닫아놓고 한 달 내내 누워만 있어도 숨만 쉬면 꼬박꼬박 내 지갑에서 뜯겨 나가는 돈이 있어.
건물주가 받아 가는 월세, 직원이 있으면 인건비, 심지어 정수기 렌탈료까지. 그 잔인한 비용들이 뒤에서 네 목을 꽉 쥐고 있다고. 그것도 모르고 마진 타령만 하니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는 거야.
네 사업이 진짜 도박판 안 되게 하려면, 그리고 이번 달에 네 피 같은 돈 길바닥에 안 버리려면 정신 바짝 차려야 해. 오늘 형이 삼겹살 굽는 동안, '진짜 내 돈이 되는 본전의 선'이 뭔지 아주 쉽게 읊어줄 테니까 잘 들어봐.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지금 우리 앞에 있는 이 불판을 봐봐.
우리가 오늘 삼겹살 1인분을 15,000원에 판다고 치자.
그럼 이 15,000원이 다 네 돈이냐?
아니지. 고기 떼어온 값, 쌈 채소랑 쌈장 값, 불판 숯불 값까지 딱 고기 팔 때마다 정비례해서 나가는 '변동비'가 한 6,000원 나온다고 해봐.
그러면 15,000원에서 6,000원 빼고 남는 돈 9,000원, 경영학에선 이걸 '공헌이익(Contribution Margin)'이라고 불러.
왜 이름이 공헌이냐고? 이 9,000원이 고스란히 네 순이익이 되는 게 아니라, 매달 숨만 쉬어도 나가는 네 가게 월세랑 인건비 같은 '고정비'를 메우는 데 '공헌'하기 때문이야.자,
이제 진짜 경영학 박사들이 쓰는 CVP(비용-조업도-이익) 분석 들어간다.
눈 크게 뜨고 봐봐.너한테 매달 나가는 고정비(월세, 고정 인건비, 대출 이자 등)가 총 900만 원이라고 치자.
그럼 너는 이 고기집 문을 열고 한 달 동안 고기를 몇 인분이나 팔아야 본전, 즉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할까?
산식은 초등학교 산수야.
전체 고정비 900만 원을, 아까 계산한 1인분당 공헌이익 9,000원으로 나누면 끝이야.
9,000,000원/9,000원 = 1,000인분
한 달에 딱 1,000인분 파는 그 순간, 네 이익(Profit)은 정확히 0원이 돼. 손해도 안 보고 벌지도 않는 상태,
그게 바로 손익분기점이지. 하루에 33인분씩은 무조건 팔아야 겨우 본전치기라는 계산이 나오는 거야. 1,001인분째부터 들어오는 9,000원이 진짜 네 호주머니에 꽂히는 순이익이고.
현실 장사가 그렇게 매끄러운 1차 방정식 그래프처럼 떨어질 것 같냐?
대학 강단에서 교수들이 가르치는 CVP 분석에는 아주 치명적인 가정이 하나 묶여 있어. 바로 '모든 비용과 수익은 직선(선형)으로 움직인다'는 가정이지.
현실은 절대 안 그래. 비선형(Non-linear)의 연속이라고.
고기가 많이 팔려서 거래처에 "하루에 100박스 줄 테니까 단가 깎아줘" 하면 변동비가 뚝 떨어지지? 반대로 폭우 와서 상추 값이 폭등하면 변동비가 미쳐 날뛰어.
고기 안 팔려서 냉동창고에 처박아두면, 그 순간 보관비랑 고기 폐기 비용이라는 새로운 변동비가 붙어버려.
하루에 33인분 팔던 가게가 대박이 나서 하루에 300인분씩 팔리잖아?
그럼 사장 혼자 몸으로 못 때워. 알바 더 뽑아야지, 불판 닦는 기계 들여야지.
조업도(판매량)가 늘어나니까 얌전하던 고정비가 갑자기 계단식으로 툭 뛰어오르는 거야.
결국, 손익분기점 1,000인분이라는 숫자는 고정된 과녁이 아니라 시장 상황, 입고 단가, 재고 상태에 따라 끊임없이 출렁이는 '살아있는 생물'인 셈이지.
그래서 진짜 무서운 사장들은 "나 이번 달에 1,000인분 팔았으니까 이제부터 다 내 돈이네?" 하고 취해있지 않아.
원자재 값이 오를 때, 재고가 쌓일 때 내 손익분기점이 어떻게 요동치는지 컴퓨터로 계속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면서 리스크를 째려보고 있다고.
야, 소주 잔 비었다. 한 잔 받아라. 장사는 대박 꿈을 좇는 도박이 아니라, 이렇게 내 눈앞의 고정비와 변동비가 만들어내는 '숫자의 역학 관계'를 철저하게 통제하는 과학이야.
다음 연재에서는 방금 말한 이 징글징글한 '재고' 새끼를 도대체 얼마나 쌓아야 창고비로 안 망하고 손님도 안 놓치는지, 진짜 계산기 제대로 두드려줄 테니까 기대해라.
'술 한잔하며 배우는 돈버는 법'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술 한잔하며 배우는 돈 버는법 05 내가 블로그에 글 쓰면 광고 수익은 누가 먹나? (0) | 2026.07.10 |
|---|---|
| 술 한잔하며 배우는 돈 버는 법 04 가격을 올려 말어, 환장하겠네. (0) | 2026.07.08 |
| 술 한잔하며 배우는 돈 버는 법 03 재고를 얼마나 쌓아야 할까? (0) | 2026.07.06 |
| 술 한잔 먹으며 돈버는 법 01 선형 계획법(Linear Programming) (0) | 2026.07.05 |
| 술 한 잔하며 배우는 돈 버는 법 01 감보다 계산이 돈을 번다 (0) | 2026.07.05 |